정치

‘공수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수사 착수

‘옵티머스 부실 수사’ 사건, 한명숙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고발된 사건 수사에 착수하면서 파장이 주목된다.
옵티머스 부실수사와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논란 등과 관련한 윤 전 총장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들여다보겠다는 것인데, 수사 과정에서 모해위증교사 의혹을 받은 수사팀 관계자 무혐의 처분 과정과 옵티머스 수사 부당개입 등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윤 전 총장이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고 나선 시점에 수사에 착수하는 것이어서 정치적 공방도 치열할 전망이다. 공수처가 강제수사에 나설지도 관심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 4일 윤 전 총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정식 입건했다. 윤 전 총장이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된 사건들 중 ‘한명숙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사건과 ‘옵티머스 부실 수사’ 사건을 직접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 내린 것이다.

한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의혹은 검찰에서 사건 관계자들에게 혐의가 없다고 결론 내린 사건이다. 지난 2011년 한 전 총리 뇌물 사건 재판 당시 수사팀이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 등에게 뇌물 공여 진술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지난해 다시 불거졌는데, 지난 3월 박범계 법무부 장관 지시로 열린 대검찰청 부장회의에서 ‘모해위증 무혐의’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번 공수처 수사는 지난해 초 검찰의 한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의혹이 제기되자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직권을 남용했는지에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 대검 감찰부가 진행하려 했던 사건을 수사권이 없는 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로 배당한 행위가 수사방해에 해당하는지 등이 핵심이다.
다만 공수처 수사 과정에서 한 전 총리 재판 증인이었던 재소자 김모씨의 위증 의혹, 수사팀의 모해위증교사 의혹 등도 수면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무혐의 결론이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 커질 수도 있다.
옵티머스 부실수사 사건은 윤 전 총장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부실수사를 진행하도록 지시하는 등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공수처가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를 겨냥했다는 점도 이번 사건의 관전 포인트다.
퇴임 후 수 개월 잠행하던 윤 전 총장은 지난 9일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모습을 보이며 대권 행보를 공식화했다.
당장 야권에서는 윤 총장 정치행보 하루 만에 ‘윤석열 죽이기 플랜’이 가동됐다고 날을 세우고 있다.
이번 사건의 정치적 파장을 고려할 때 공수처가 수사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일단 수사 여력이 넉넉하지 않다. 13명의 검사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특별채용 의혹, 이규원 검사의 김학의 접대 건설업자 면담보고서 왜곡·유출 의혹,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공소장 유출 의혹 수사를 진행하는 것도 버거운 모습이다.
통상 고발사건은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피의자로 전환될 경우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하게 된다. 공수처가 윤 전 총장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지, 나아가 출국금지 등의 조치까지 할지도 주목된다.

김용민 “용두사미일지 판도라 상자 열릴지 지켜볼 것”

정청래 “무차별 압수수색 달인 윤석열 기법 참고하길”

더불어민주당은 1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수사에 착수한 것과 관련 “독립적으로 잘 판단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고발된 사안에 대해 엄정하고 또 여러가지 진상이 규명될 수 있도록 잘 대처할 것으로 믿는다”며 “추가로 더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용두사미일지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지 지켜보겠다”며 “공수처는 헌법재판소가 설립 초기 용단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고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는 역사적 교훈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공수처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없는 죄를 만들지도 말고 있는 죄를 덮지도 마시라”며 “현직 대통령도 탄핵하고 감옥 보내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검찰총장도 예외가 아니다. 죄를 지었다면 피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면 즉시 압수수색하는 것이 맞다. 이 점은 무차별 압수수색의 달인 윤석열 수사기법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며 “사무실, 자택, 지인, 장모, 부인 등 필요하다면 윤석열처럼 압수수색 하시라. 적어도 윤석열은 불만이 없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윤석열씨도 공수처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무엇이 두려우랴? 죄 지은게 없다면”이라고 덧붙였다.

공수처는 이날 윤 전 총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정식 입건해 수사 중이다. 지난 2월 8일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이 윤 전 총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한 건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윤석열 측, 공수처
수사 관련…”공식 입장 없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윤 전 총장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공연한 시비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태도다.

사세행은 2019년 5월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을 부실 수사한 의혹을 제기하며 윤 전 총장에 책임을 물었다.
이와 관련 윤 전 총장 측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겠다”며 “앞으로 어떻게 나오는지 보겠다”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고발장 들어온 것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는 건데 가타부타 이야기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사세행의 고발) 내용도 허접하고 말도 안되는 내용 같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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