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당권 도전’ 나경원 “윤석열 국민의힘에 들어올 수밖에…”

첫 행보는 5.18 묘역 참배…’강경 보수’ 자성?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대진표가 사실상 완성됐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출마를 선언하면서다. 나 전 원내대표는 주호영 전 원내대표와 함께 ‘양강’으로 거론되던 인물이다. 지역별로 보면 나 전 원내대표는 서울에서, 주 전 원내대표는 대구에서 각각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선 전략을 두고 주 전 원내대표는 ‘통합론’에, 나 전 원내대표는 이른바 ‘자강론’에 가까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한 출마 선언에서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 우리 당의 근본적 쇄신이 필요하다. 모든 야권 후보의 역량을 하나로 통합해내야만 한다”며 “그 책무, 단순히 경륜과 패기만으로는 결코 감당할 수 없다. 지혜와 정치력, 그리고 결단력이 요구되는 자리”라고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경륜’은 자신보다 국회의원 선수(選數)에서 앞서는 주 전 원내대표를, ‘패기’는 최근 신진 돌풍을 일으킨 김웅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을 각각 지칭한 것으로 풀이됐다.
나 전 원내대표는 대선 전략에 대해 “국민의힘은 용광로 정당이 되겠다. 지역, 세대, 계층, 가치의 차이를 극복해 모두 녹여내겠다”며 “모든 후보를 받아들이고 제련해 더 단단한 후보, 튼튼한 후보를 배출하겠다. 그를 위해 대선 경선 과정을 파격적으로 운영해 나가고, 저는 용광로를 위한 불쏘시개가 되겠다”고 했다.

대선 경선의 ‘파격적 운영’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이날 밝히지 않았다. 나 전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가능한 야권 후보는 모두 우리 당에 올 수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여러 방법, 사적 인연을 말씀하시는데, 그런 것도 신뢰를 쌓는 데에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 밖 주자들이) 당에 올 수밖에 없도록 더 먼저 변하고 쇄신하는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강조했다.
다만 나 전 원내대표는 “당 대표가 되면 야권 주자가 될 수 있는 모든 후보들과 접촉해볼 생각”이라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뿐 아니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만나보겠다”고 했다. ‘당 대표가 되면 윤 전 총장을 바로 만날 의향이 있느냐’고 물은 데 대한 답변이었다.
그는 윤 전 총장의 입당 가능성에 대해 “정치는 현실”이라며 “실질적으로 그 동안의 양당정치 구조가 바뀌기 쉽지 않다. 윤 전 총장이 대선 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의힘에 들어올 수밖에 없는 수순”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기에 마지노선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저희 당에 들어와 함께 경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우리당 당헌당규상 대선 후보를 뽑는 마지노선이 있긴 하지만 이런 부분도 좀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그는 언급했다.
국민의당과의 통합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통합 논의는 역시 야권 단일후보를 만드는 것과 함께 같이 진행해야 할 것”이라며 “중요한 것이, 무엇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배치하느냐,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타이밍에 적절하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이기는 단일화, 이기는 통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속도 조절론에 힘을 실은 셈이다.

나 전 원내대표가 ‘통합’의 전제로 강조한 ‘쇄신’과 관련해서는, 첫 일정을 광주 방문으로 잡은 점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광주 방문의 의미를 묻자 “당이 잘못한 점과 제가 부족한 점에 대해 많이 내려놓고 반성하는것부타 시작하는 것이 국민께 다가가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어제는 TK·PK(대구경북·부산경남) 지역 사찰을 다녀오며 민심을 들었고, 오늘 출마선언 후 첫 행보로 광주에 가서 민주화 성지도 가고 광주 민심도 듣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내 초선의원 등 신진 세력들의 전당대회 도전이 화제가 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초선·청년의 도전에 무한한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며 “우리 당의 지평을 확장하는 도전을 칭찬드린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그 분들 생각을 같이 공유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일부 언론이 세대교체를 말하는데, 사실 지금 사회와 시대가 바뀌고 있기 때문에 ‘생각의 세대교체’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늘 소통하고 노력하겠다”고 받아넘겼다.

이날 오후에는 ‘신진’으로 불리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출마 선언도 예정돼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보수세력 내 드문 청년 정치인으로 주목받았으나, 4.7 재보선 이후 최근에는 안티페미니즘(反여성주의) 정치인으로 스스로를 정체화하며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그는 “85년생 여성이 변호사가 되는 데 어떤 제도적 불평등과 차별이 있느냐”고 여성 차별 현실을 부정하거나, 여성혐오·성착취 범죄 비판 담론에 대해 “개별 범죄를 끌어들여서 특정 범죄의 주체가 남자니까 남성이 여성을 집단적으로 억압·혐오하거나 차별한다는 주장”이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일간지 기고문에서 여성 공직할당제를 “수치적 성평등에 (대한) 집착”이라고 비판하며 “기회가 평등한 경쟁”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정작 2011년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 일원으로 발탁돼 정계에 입문했다. 당시 20대였던 그는 당시 총선을 앞두고 청년층 표심 잡기를 위해 영입된 사례이며 영입 당시부터 보수정당 내 청년의 존재를 상징했다. 가장 최근에 지낸 당직은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으로, 구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이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으로 통합했을 때 새보수당 몫으로 지도부에 들어갔다.
나 전 원내대표와 이 전 최고위원의 가세로, 국민의힘 차기 당권에 도전하는 주자는 모두 10명이 됐다. 중진급에서는 현역의원 가운데 주호영·조경태(이상 5선), 홍문표(4선), 윤영석·조해진(이상 3선) 의원이, 전직 의원들 중에서는 나경원·신상진(이상 4선) 의원이 츌사표를 냈다. 초선의원 중에는 김웅·김은혜 의원이 전당대회에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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