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수조작’ ABC협회 최대 위기

문체부, ABC 부수공사 신뢰 못해..45억 지원금도 환수

신문사 부수 인증 업무를 맡고 있는 한국ABC협회가 ‘부수조작’ 논란 끝에 정부가 정책적 활용 중단을 결정하면서 출범 32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ABC협회에 권고한 제도개선 조치 사항에 대한 최종 이행 여부를 점검한 결과를 발표했다.

황 장관은 “ABC협회는 문체부 소관 민법상 사단법인으로 이 협회에서 수행 중인 ABC부수공사는 정부광고법에 의거해 정책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특히 ABC 발행부수, 유료부수는 2020년 기준 약 2452억원에 달하는 신문, 잡지 등 인쇄 매체 정부광고를 집행할 때 주요 참고자료로 활용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간 지속적으로 부수 조작 의혹으로 신뢰성 문제가 불거졌고 최근에는 새 신문지 폐지 판매, 동남아 수출 등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돼 논란이 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문체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ABC협회에 대한 사무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부수공사 과정 전반에서 불투명한 업무 처리를 확인, 제도개선 조치 17건을 권고했다.
사무검사 권고사항이 6월30일까지 이행되지 않을 경우 정책적 활용을 중단할 수 있다는 조건도 달았다.

하지만 이행 여부 점검 결과 권고사항 17건 중 불이행 10건, 이행 부진 5건, 이행 2건 등 종합적으로 조치 권고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황 장관은 “부수공사의 신뢰성 회복을 위해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추가조사와 제도개선에 임했어야 할 ABC협회가 전반적인 추가조사 과정에 협조하지 않고, 실질적인 제도개선 이행 결과도 마련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문체부에서는 ABC부수공사의 신뢰성 회복이 더 이상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정부광고 제도에서도 ABC부수의 정책적 활용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언론 보조금 지원 기준에서 ABC 부수 기준을 제외하고, ABC협회에 지원했던 공적자금 잔액 약 45억원 환수 등을 추진한다.
인쇄매체 정부 광고 집행 시 신문사 대상 조사였던 ‘부수’를 대체해 핵심지표로서 전국 5만명 국민을 대상으로 한 ‘구독자 조사’를 추진한다.

구독자 조사는 열독률(지난 1주 간 열람한 신문), 구독률(정기구독) 등에 대한 대면조사로 이뤄지며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수행한다.
언론중재위원회의 직권조정(정정보도) 건수, 자율심의 결과 등도 함께 반영하며 포털 제휴여부와 기본 현황, 인력 현황, 관련법령 위반여부 등도 참고한다.

문체부는 ABC부수 정책적 활용 중단을 위해 ‘정부기관 및 공공기관 등의 광고시행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하는 한편, 연내 구독자 조사를 추진해 내년부터 새로운 지표에 따라 정부광고를 집행할 계획이다.

한편 1989년 설립된 ABC협회는 신문·잡지 등 인쇄매체 부수공사를 수행하는 사단법인이다. 부수가 정부광고 지원에 정책적으로 활용되면서 신문·잡지사 1525개사, 광고 측 52개사, 웹사이트 11개사, 특별회원 4개사 등 1592개가 소속돼 있다.
하지만 문체부가 이날 정책적 활용 제외를 결정하면서 신문사들이 회원사 자격을 유지할 가장 큰 요인이 사라졌다. 실제 일부 언론사는 탈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지는 등 존폐 기로에 놓인 상황이다.
한편 이같은 문체부의 강경 조치에 ABC협회는 별도의 입장문은 내지 않은 채 “권고사항은 모두 수용하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냉정한 자기성찰로 제3자 검증을 해야한다”고 제안했다. “그래야만 ABC부수공사에 대한 모든 의혹을 풀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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