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

암초 만난 남북관계 ‘삐그덕’

수뇌회담 재고려…김계관 . 리선권 등 기선잡기 발언

남측이 북한의 고위급회담 일방 연기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과 관련, 북측이 17일 공식라인을 동원해 정색하고 반박하면서 북미관계와 더불어 남북관계도 심상치 않은 양상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남북 정상이 지난달 27일 회담을 하고 ‘판문점 선언’을 채택하면서 순풍을 다는 것 같던 남북관계가 회담 20일 만에 북미관계 난기류에 휘말려 출렁이는 기색이다.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남조선 당국은 우리가 취한 조치의 의미를 깊이 새겨보고 필요한 수습 대책을 세울 대신 현재까지 터무니없는 ‘유감’과 ‘촉구’ 따위나 운운하면서 상식 이하로 놀아대고 있다”면서 다소 거친 표현들을 동원해 우리를 비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월 1일 신년사 이후 북한이 남측을 이 정도 어조로 비난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이에 앞서, 오랜 침묵을 깨고 등장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ing· CVID) 원칙 수용 불가를 밝혀 주목된다. 이미 남북정상회담의 판문점 선언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선언했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두 차례 방북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일관된 요구인 CVID 요구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짐작되는 상황에서 김 제1부상의 이런 문제제기가 눈길을 끈다

. 우선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북한의 주요 협상 축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정점으로 리수용 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그리고 리용호 외무상 라인이라는 점에서 공식라인이 아니라고 할 김 제1부상의 이런 언급에 관심이 쏠린다. 다시 말해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에 북미정상회담용 의제 기선잡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16일 북한 김계관 제1부상의 ‘북미정상회담 재고려’ 성명의 배경과 전망 등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고 볼턴 보좌관이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라디오에 출연해 “오늘 아침 나의 한국 카운터파트인 문재인 대통령의 국가안보실장과 막 통화를 했고, 우리는 이러한 의견들을 살펴봤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한국에서조차 북한이 이러는 배경을 확실히 알지 못했지만, 모든 것들이 가능한 일들이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1부상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조미 관계 개선을 위한 진정성을 가지고 조미 수뇌회담에 나오는 경우 우리의 응당한 호응을 받게 될 것이지만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 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며 다가오는 조미 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6일 일괄타결식 비핵화 해법인 ‘리비아 모델’이 미국의 공식 방침인지에 대해 “그것이 우리가 적용 중인 모델인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그러한 견해(리비아식 해법)가 나왔다는 것은 알지만, 나는 우리가 리비아 해법을 따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핵화 해법이 작동되는 방식에 정해진 틀(cookie cutter)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모델'”이라며 “대통령은 이것을 그가 적합하다고 보는 방식으로 운영할 것이고, 우리는 100% 자신이 있다”고 주장했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