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특검 족쇄 벗은 트럼프

수사착수 22개월 만에 러 대선 공모의혹 ‘무혐의’ 결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년간 자신을 옭아맸던 ‘뮬러 특검’이란 족쇄를 마침내 벗어던졌다. 수사 착수 22개월 만에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러시아 대선 개입 공모 의혹에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은 트럼프를 둘러싼 수많은 논란 중 하나에 대한 법리 판단이지만, 이는 미 정치 지형을 완전히 뒤흔드는 파장을 낳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야당과 언론이 트럼프를 공격하던 구도에서 이젠 트럼프가 ‘마녀사냥’을 해온 야당과 언론을 공격하는 구도로 역전되는 ‘터닝 포인트’가 마련됐다고 했다. 미 언론들은 24일 “정치적 먹구름이 완전히 걷힌, 트럼프 임기 최고의 날”(뉴욕타임스) “트럼프에게 준 뮬러 특검의 큰 선물”(CNN) “야당에 철퇴를 내린, 현대사에서 보기 드문 정치적 금메달”(월스트리트저널)이란 평가를 쏟아냈다.

특검 수사를 생중계하다시피 해온 언론들도 ‘트럼프의 완승’이란 데 이견이 없었다.트럼프 대통령은 ‘승전보’를 가장 트럼프다운 방식으로 알렸다.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주말 내내 초조하게 기다리던 그는 24일 윌리엄 바 법무장관의 4쪽짜리 보고서 요약 서한이 공개되자마자 “공모 아님, 사법 방해 아님, 완벽한 무죄 입증.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라고 주장하는 첫 트윗을 쏘아 올렸다.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는 지난 트럼프 임기의 85%에 해당하는 동안 그를 지긋지긋하게 괴롭혔다. 미국서 유례없는 ‘외국과의 공모를 통한 대통령의 대선 부정’ 혐의는 야당과 언론이 트럼프 정권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고 계속 흔들게 한 원인이었다. 트럼프는 러시아 스캔들이란 암초를 최종 제거하면서 반 이민 등 핵심 국정 추진에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CNN은 “트럼프는 야당과 언론 등 워싱턴 정통 엘리트에게 반격할 강력한 정치적 무기를 갖게 됐다”고 했고, 폭스뉴스는 “이미 야당과 언론에 대한 보수의 반격이 시작됐다”고 했다. 공화당은 당장 24일 저녁부터 ‘날조된 공모’ ‘마녀사냥’ 같은 제목을 붙인 특검·야당 비판 영상물을 전파했고, 트럼프 캠프는 ‘뮬러 특검이 왜, 어떻게 시작됐는지 파헤치자’며 역 수사를 촉구하는 자금 모금에 돌입했다. 트럼프의 눈은 이제 20개월 남은 2020년 재선에 쏠려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를 담은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보고서 분량이 300쪽이 넘는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8일 보도했다. 뮬러 특검으로부터 수사 결과 보고서를 제출받은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이 지난 24일 4쪽짜리 요약본을 상·하원 법사위에 제출했지만, 전체 보고서는 여전히 기밀로 분류돼 비공개 상태다. 케리 쿠펙 법무부 대변인도 이날 특검보고서의 분량에 대한 NYT 첫 보도 이후 바 법무장관이 전날 민주당 소속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과의 전화통화에서 특검보고서가 300쪽이 넘는다는 얘기를 했다고 NYT는 전했다. 바 법무장관은 요약본에서 2016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공모 사실을 찾지 못했고 또 다른 핵심 쟁점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에 대해서는 유무죄 결론을 내리지 않았고 특검보고서 내용을 전했다.
뮬러 특검은 그동안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대선캠프 선거대책본부장,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마이클 코언 전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 등 34명과 단체 3곳 등 총 37건을 기소했다. 핵심 인물인 매너포트 전 본부장은 지난 13일 징역 43월이 추가돼 총 7년6월형을 받았다. 아직 보고서에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관여했다는 증거가 담겼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뮬러 특검이 추가 기소가 없을 것이라고 밝힌 점에서 이른바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 혐의를 입증할 `스모킹 건`은 발견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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