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가을 소리

가을이 짙어간다. 아직 시카고 근교에서 자지러지는 단풍을 보기엔 이르지만 뒷뜰의 정원에선 반짝이던 여름살이 꽃들이 모두 자취를 감추고 꽃을 떨군 몸체들이 시름 시름 풀끼를 잃어간다. 싸늘한 가을바람에 저 몸체들은 곧 갈색을 띄고 흐스스 주저 앉겠지만 뿌리들은 땅속에서 소리없이 영역을 넓혀가며 여부없이 찾아올 봄을 맞이할 채비에 들어가는 것이다. 꽃이 진 뒤끝에 씨들이 영글어 가고 단단한 씨들이 땅에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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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지 세일 (Garage Sale)

여름기운이 한풀 꺾이고 아침 저녁으로 산산한것이 어느결에 가을이 들어앉은 느낌이다. 아직 한낮의 햇살은 따가와 가을이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고 하기엔 이르다는 느낌도 있지만 이미 9월도 중순이니 여름인들 어쩌랴? 쉬이 자리를 비켜 줄수밖에. 여름내 여기저기 보이던 가라지 세일 싸인들이 부쩍 늘어난것은 겨울이 오기전에 대충 집구석에 쌓인 잡동사니들을 정리하고싶은 사람들이 많기때문이겠다. 미국의 일상문화중에서 가라지 세일만큼 미국스러운것도 없으리라 생각된다.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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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의 의미

어느 결에 가을인가? 아침 저녁으로 스산하여 계절의 바뀜이 또렷이 느껴진다. 추석이 벌써 지나갔다. 미국에 산 세월이 겹겹이 쌓이며 추석보다는 추수감사절이 더 피부에 와 닿는 명절이 되었다. 미국에서 낳고 자란 아이들에게 내가 자라면서 경험한 추석을 얘기해도 실감이 나지 않는 건 당연하다. 이민 초, 중기에는 추석이 되면 송편을 빚기도 하고 처가쪽으로 어른들이 계신 시절이었으니 전도 부치고 잡채도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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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단상

8월중순, 여름이 어느새 반턱을 훨씬 넘어섰다. 머지않아 각급 학교들이 개학모드로 들어설것이다. 몹시 더운 여름이었지만 여름의 계절다움은 아무래도 더운 날씨 아니겠는가? 사계절 모두 각각의 특징이 있으나 여름이 주는 매력은 무엇보다 일상이 캐쥬얼 해지는 느낌이 아닐까싶다. 여름은 휴가철이고 학교는 모두 방학중이며 일반 직장들도 약간은 긴장이 풀리는 모드로 변한다. 미국직장은 직원들의 휴가를 존중해주고 직원들은 열심히 저축했던 돈을 아낌없이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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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남, 보냄

어제 어떤 지인의 장례식엘 참석했다. 금년 들어 가장 더운날(7월 20일). 100도를 넘나드는 뜨거운 날 치뤄진 장례는 광활한  묘지에 내리 꽂히는 한낮의 불볕으로, 셔츠속으로 줄줄히 흐르는 땀으로 하여  한증을 하는듯 하였다. 드넓은 묘지는 우리말고도 서너군데에서 치뤄지는 장례로 이곳저곳의 묘역들이 사람의 무리와 주차한 차들로 분주해 보였다. 이 뜨거운날 하필, 이 많은 장례가?  문득 죽음을 마음대로 조정할수 있다면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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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머니

아버지날 즈음하여 아버지 이야기를 쓰고나니 그 아버지와 50년 넘게 파란곡절의 삶을 산 어머니가 떠올라 쓰지 않을수 없는 심정이 되었다. 김옥분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던 어머니는 젊은 시절 인물이 곱고 단아한 분이었다. 외동아들 하나를 두고 살던 남편이 일찍 타계해 청상과부였던 어머니는 내 아버지에게 보쌈을 당해 내 어머니의 시앗이 되어 같은 마을에 살았다고 한다. 아버지의 바람기는 타고난것으로 일생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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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날을 보내며

나의 아버지와 두 자식의 아버지인 나의 입장을 생각해 보았다. 사람은 누구나 부모를 선택할 수가 없으며 자식도 임의로 선택할 수가 없다. 우리는 모두 주어진 부모와 태어난 자식들을 선택의 여지없이 받아 들이고 그들과 삶의 여정을 함께한다. 자식이 태어났을 때의 기쁨과 그 자식이 살아갈 삶에 스스로 이루지 못한 꿈과 희망을 걸어보는 것은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일 것이다. 자식이 성장해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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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눈꽃

눈이 내린다. 눈꽃이 내린다. 이른 아침부터 오마는 말도없이 소리없이 퍼엉펑. 나뭇가지와 전깃줄과 지붕과 뒷뜰과 길과 땅과 온세계를 뒤덮은 하이얀 눈,눈,눈. 이토록 아름다운 눈경치를 다시 보기가 쉽지 않을것같다. 뾰족뾰족 올라오는 크로커스, 수선화, 튤립, 히야씬스등, 이미 꽃을 피운 이른 봄꽃들과 터질듯 봉오리를 머금은 개나리, 철쭉, 목련등의 꽃나무들을 온통 감싸안는 눈, 청청히 겨울을 견디어낸 상록수들도 처연히 눈을 맞고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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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이야기

미국에 산 세월이 쌓이고 나이 들어 갈수록 한국음식 쪽으로 치우치게 되는 것은 나만의 경우일까? 그 많고 많은 음식 중에, 또 식당 중에서 특별한 경우 아니면 그저 한식 쪽으로 밀고가게 되니 이건 뭐지? 미국에 이토록 오래 살아도, 또 미국음식이나 다른 문화권의 음식들에 제법 익숙해 있어도 그저 아무리 먹어도 속 편하고 질리지 않는 건 한식이니 죽어도 미국사람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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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아인 오방간다

3.1절 100주년에 처음 위 프로그램의 타이틀을 접했을때 의아한 느낌이 들었다. 도올은 동양철학자 김용옥의 호이고 아인은 영화배우 유아인이란 직감이 들었는데 도대체 오방간다는 무슨 뜻이고 두사람 사이에 무슨 연관이 있지 싶어서였다. KBS가 3.1절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제작한 일명 “지식 버라이어티 쇼”라고 하는 프로인데 방송사상 처음인 시도라고.처음 제작진이 도올에게 지난 100년간의 근대사를 강연형식으로 해달라고 요청하였는데 도올이 유아인을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