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가짜로 속이는 자와 가짜에 속는 자

위조 지폐

중국 여행자가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소위 말하는 짝퉁이다. 좋게 보이는 물건인데 터무니없이 싸면 가짜이다. 그렇게 의심이 되면 사지 말아야 하는데 산다. 싸기 때문이다.

중국엔 시중에 짝퉁 물건만 아니고 위조지폐도 많다. 중국여행 갔다가 위조지폐에 속은 사람의 이야기다. 마침 일요일이라 은행문이 열지 않자 시장 안에 있는 사설 환전소에서 수백 달러를 중국돈으로 바꿨다. 은행 보다 달러 값을 더 잘 쳐줘서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이렇게 바꾼 돈으로 장거리 버스표를 사려고 지불했더니 표 파는 곳에서 그 돈은 위조지폐라 받을 수 없다고 거절당했다. 여행안내원에게, “몇 백 달러치를 중국돈을 바꿨는데 위조지폐라 하니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으니, “알아서 써 보라!” 했 단다. 그 만큼 시중엔 위조지폐가 많이 돌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현지의 장사꾼들은 위조폐와 진짜화폐를 구분할 줄 안다. 순진한 여행자만 속을 수 이다. 가짜가 많은 짝퉁의 나라 중국은 세계에서 세번째 경제강국이라 하지만, 공중도덕에서 뒤떨어진 후진국이다.

악화(Bad money)와
양화(Good money)

16세기 영국은 지폐대신 금화나 은화를 사용했다. 이런 주화는 그 액면가와 금속으로써 실질 가치가 일치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당시 금화나 은화를 만들어 유통시켰던 군주들은 이 주화 속에 몰래 불순물을 섞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만든 주화는 실질가치가 그 액면가에 못 미치는 돈인데 이것이 악화(bad money)이다. 돈 속에 악화가 있다는 사실을 안 사람들은 양화는 집에 쌓아 두고 악화만 밖에 나가 사용했다. 이것을 두고 “악화(bad money)는 양화(good money)를 구축한다(몰아낸다)”는 그레샴의 법칙이다.

요즈음 한국사회엔 가짜뉴스가 사회의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한국에서 이슈 된 가짜뉴스가 우리가 사는 미국교포사회까지 퍼져 있다. 왜? 가짜뉴스를 만들어 사람들을 속이고 또 사람들은 그 가짜뉴스에 속을까? 가짜뉴스는 돈으로 치면 나쁜 돈(bad money) 정도가 아니라 쓸 수 없는 위조 지폐(fake money)와 같다. 가짜뉴스는 사회를 병들게 하고 서로 불신케 하는 불안전 사회로 만든다. 가짜뉴스가 아무런 제제 없이 돌아다닌다는 것은 그 사회의 공중도덕이 뒤떨어졌다는 이야기다.

좋은 소식, 나쁜 소식
그리고 해로운 소식

한국 국회에서 열린 외교, 안보, 통일 분야 대정부질문을 통해 “남북 평화 경제협력”에 대한 찬반 토론이 벌어졌다. 박민주 더불어 민주당 의원이 자신이 써온 원고를 읽었다. “분단의 벽을 쉽게 무너트릴 수 없지만 미래는 꿈꾸고 준비하는 몫이다. 한반도의 평화, 통일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하나하나 준비해 가야 한다. 북한 당국에 세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는 남북한의 인도적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둘째는 남북한 공동번영을 위한 민생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는, 남북 주민간 동질성 회복에 나서야 한다. 이런 제안을 남북한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남북교류협력사무소’설치를 북측에 제안한다.”

박의원이 여기까지 읽자, 자유 한국당에서는 지금은 아니라고 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박민주 의원은 이 제안은 나의 제안이 아니라,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방독 중 한 ‘드레스덴 연설’을 그대로 읽은 것이라 밝혔다. “그 때는 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지금 안된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 답은 간단하다. ‘그 때는 우리가 주연이 였지만 지금은 우리는 조연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유다. 같은 대본이라도 주연과 조연의 입장에서 좋은 역과 나쁜 역이 된다는 것이다.

뉴스도 마찬가지다. 나에게는 좋은 뉴스가 상대에게는 나쁜 뉴스가 될 수 있다. 이기심에서 볼 때 그렇다. 그러나 공공성을 가지고 뉴스를 볼 줄 알아야 성숙한 민주시민이다. 가짜뉴스는 상대적으로 나쁜 소식이 아니라, 공공성을 잃은 사회에 해를 끼치는 해로운 뉴스이다. 내 편이면 무조건 선이고 네 편이면 무조건 악이다는 생각은 미숙한 잘 못된 생각이다.

양치기 소년의 거짓 말

이솝 우화에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가 있다. 양치기 소년이 심심풀이로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을 하자 동네 어른들은 그 소년의 거짓말에 속아 무기를 갖고 뛰쳐나왔지만 헛수고로 끝났다. 그 후로도 그 소 년은 두 세번 반복해서 거짓말을 했고 그 때마다 어른들은 속았다. 그 후 어느 날 정말 늑대가 나타났을 때 어른들은 그 소년의 말을 믿지 않았고 아무도 도우려 가지 않았다. 그 때문에 마을의 모든 양이 늑대에 의해 죽어버렸다.

속이는 자신은 자기 이야기가 진실이 아님을 안다. 그러나 속는 자는 그것이 진실로 알고 속는다. 여기에 속이는 자와 속는 자의 차이가 있다. 가짜뉴스도 마찬가지이다. 신나게 가짜뉴스를 만들어 내는 자와 가짜뉴스로 흥분하는 자의 차이는 우롱하는 자와 우롱당하는 자의 차이다. 가짜뉴스를 공유한다고 해서 같은 편은 아니다. 가짜뉴스를 만들어내는 자 만이 웃고 있다. 그는 자기 편일지라도 자신의 속임수에 속은 모든 사람의 어리석음을 보고 웃고 있는 것이다. 나쁜 소식을 만든 자와 그 소식을 듣고 박수치는 자, 이 둘의 차이는 하나는 나쁜 자요 다른 하나는 어리석은 자이다. 속이는 자에겐 진실은 없다. 거짓 만 있을 뿐이다. 속이는 자에게 필요한 것은 속임을 통해 쉽게 얻게 되는 이득이다. 문제는 속고 있는 어리석은 자 때문에 가짜뉴스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가짜에 이용당하면서 그 가짜를 다시 이용하는 자 때문에 가짜뉴스가 끊임없이 굴러다닌다.
위조지폐는 예술품이 아니다

그레샴이 말한 악화는 중국에서 나돌아 다니는 위조지폐와 같은 것이 아니다. 나쁜 돈 정도다. 나쁘나 시중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돈이다. 그러나 위조지폐는 다르다. 불법적인 악한 돈이다. 만약 위조지폐를 만든 사람이, 나는 예술로서 돈을 만들었다. 예술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말라고 한다면, 그가 그린 돈 그림을 화폐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그림을 화폐로 사용하는 것이 문제이다.

요즈음 정부에서 가짜뉴스를 법적으로 제제해야 한다고 하자 야당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해친다고 떠든다. 그 가짜뉴스의 배후가 그들 인지도 모른다. 예술이 공공성을 해쳐서는 안된다. 어떤 예술도 공공성을 해친다면 그것은 범죄이다. 위조지폐와 마찬가지이다. 가짜뉴스 내용들을 살펴보면, 노회찬 의원 타살 설, 북한 땅굴 설, 최 순실 태블릿 PC 조작 설, 등 등이다. 그런데 이런 가짜뉴스가 카톡같은 매체를 통하여 퍼지고 있다. 가짜뉴스는 사회를 병들게 하는 공해이다.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면, 지금까지 먹어 온 음식을 바꿔보아야 한다. 특히 과체중이거나, 혈압이 높다 거나, 당뇨가 높으면 반드시 자신의 식생활 습성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입 맛에 맞는 음식으로는 건강을 유지할 수 없다. 뉴스도 마찬가지이다. 사회의 건강을 해치는 공공성을 잃은 뉴스는 가치가 없다. 가짜뉴스는 잡초와 같다. 잡초는 번식력이 강하다. 사회라는 잔디밭이 잡초로 무성해졌다면, 잡초를 제거해야 한다.

프란체스코 교황의
평양방문

가톨릭 신자인 문재인 대통령은 17-18일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예정이다.

지난번 평양방문 때 문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교황을 평양에 초청해 보라고 조언하였다. 김위원장은 이 초청이 성사가 된다면 교황님을 열렬히 환영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영은 “프란체스코 교황께 김정은 위원장의 평양방문 초청”의 뜻을 교황께 전할 것이다. 1979년 바오로 2세 교황의 폴란드 방문으로 폴란드공산주의 체제의 몰락이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그 때문에 많은 공산권 국가들이 교황방문을 꺼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위원장은 오히려 교황방문을 환영하고 있다. 자신의 비핵화의지와 평화에 대한 자신의 진정성을 보여드리고 싶은 것이다.
만일 프란체스코 교황이 평양을 방문한다면, 교황도 빨갱이라고 말할 것인가? 북한의 비핵화의지를 아직도 의심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의 의심에 자신이 속고 있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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