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셧다운 장기화 경제손실 심각

연방정부, 매주 12억달러 손실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예산으로 촉발된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shutdown·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10일, 20일째로 접어드는 가운데 미국의 경제적 손실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드푸어스(S&P) 베스 앤 보비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매주 12억달러(약 1조340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며 “미국의 실질 경제성장률도 격주마다 0.1%포인트씩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도 미 CNBC방송에서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3%로 예상되지만, 셧다운 장기화로 인해 증가율이 2주마다 깎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국가신용등급 부문 글로벌 책임자인 제임스 맥코믹은 CNBC방송에서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되면 미국의 예산처리 능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3월 1일까지 셧다운이 지속되면 수개월 후 미국 부채한도 문제가 발생하고 현재 미국이 최고 신용등급인 ‘트리플A(AAA)에 부합하는지 다시 생각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 정부 예산에서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상쇄하기 위해서는 재정 조정이 필요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적자가 늘어나고 돈을 빌릴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정부는 지난 2013년 10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16일간의 셧다운 사태로 인해 약 25억달러(약 2조8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80여만명의 미국 연방정부 공무원은 보수를 받지 못하거나 무급 휴가를 떠난 상태다. 연방정부와 계약을 맺은 민간 업체들까지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민주당 의회 지도부와 연방정부 셧다운사태 협상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셧다운을 일으킨 국경 장벽 건설 예산을 두고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자 나가버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만난 후 트위터에 “방금 척과 낸시를 만난 후 나와버렸다. 완전히 시간 낭비였다”고 썼다.

그는 “내가 (연방정부 문을) 다시 열면 30일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나, 장벽이나 강철벽을 포함하는 국경 안보 강화 예산안을 승인할 거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낸시가 아니라고 답했다. 그래서 ‘잘 있어라(bye-bye)’라고 하고 나왔다. 아무것도 제대로 된 게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국경 장벽 예산을 줄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강대강’으로 대치하고 있다. 연방정부 셧다운은 이날로 19일째로 접어들어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 당시 역대 최장 기록(21일)에 가까워지고 있다. 슈머 원내대표도 셧다운 협상 파행을 알렸다. 그는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중 탁자를 쾅 치고 밖으로 걸어나갔다고 전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울화통을 터뜨리며 성질을 부렸다”고 했다.

이날 협상이 결렬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압박 카드’인 국가비상사태를 발동할지 관심이 쏠린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협상 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국가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은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가 끝까지 관련 예산을 승인하지 않으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서라도 장벽을 짓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앞서 8일 밤 트럼프 대통령은 황금 시간대에 자신의 집무실에서 생중계로 대국민 연설을 하고 국경 장벽 설치를 호소했다. 이번 셧다운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며 민주당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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