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오페라의 “1+1” 카브-파그

오페라 공연에도 “1+1” 즉, 하나사면 하나 공짜가 있습니다. 바로 마스카니(1863-1945)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와 레온카발로(1857-1919)의 ‘팔리아치’가 그것인데, 이 두 오페라의 동시 공연을 카브-파그 (Cav-Pag)라고도 합니다. 서로 다른 두 오페라가 단독으로 공연하기에는 너무 짧아서, 많은 경우에 두 오페라를 한 세트로 공연하기 때문입니다. 내용도 사랑과 배신을 그리고 있어서 서로 묘하게 비슷하기도 합니다.

19세기는 이탈리아 오페라의 전성기라고 합니다. 그런데 거의 모든 오페라가 왕궁이나 귀족들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여 일반 서민들은 급기야 이런 오페라들에 염증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등장한 것이 바로 베리스모 (verismo) 오페라입니다. ‘베리스모’는 진실주의라는 뜻으로 19세기말 20세기초에 이탈리아에 등장한 일종의 문화 현상입니다.

이러한 베리스모 오페라의 중심에 있는 작품이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입니다. 그런데, 마스카니야 말로 정말 효율적인 작곡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한 시간짜리 오페라 하나로 음악사에 자신의 이름을 영원히 남기고 있기 때문이죠. 1887년 밀라노의 음악출판사가 단막 오페라 공모전을 열었는데, 마스카니의 이 오페라가 당선되었고 아직까지도 세계 곳곳에서 연주되고 있습니다. 그의 다른 오페라는 별로 성공하지 못하였습니다.

‘카발레리아’의 내용을 소개합니다. 배경은 1880년경 시칠리아 섬의 한 마을에서 부활절 전후에 일어난 일입니다. 군대를 갓 제대한 투리두는 옛 애인 롤라가 다른 남자와 결혼한 사실을 알고는 매우 실망합니다. 그러던 중에 자신을 위로해 주는 산투차와 같이 살게되는데, 아직도 마음은 롤라에게 있죠. 유부녀 롤라는 또 다시 투리두를 유혹하고 서로 하룻밤을 보냅니다. 이를 눈치챈 산투차는 괴로워 하면서 롤라의 남편에게 이 사실을 알립니다. 그리고, 급기야 부활절 아침에 롤라의 남편인 알피오는 투리두를 칼로 찔러 죽입니다.

내용은 전형적인 막장 드라마이지만, 이 오페라가 인기를 끌었던 것은 아름다운 음악이 한 몫을 하였습니다. 산투차가 투리두의 어머니에게 하소연하는 노래 ‘어머니도 아시다시피’와 마을 사람들의 합창곡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그리고, 오페라 중간의 간주곡(아래 QR 코드 참조)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음악입니다.
또 다른 베리스모 오페라가 바로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 (Pagliacci)’입니다. 어릿광대 카니오와 그의 부인 네다는 극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막으로 구성된 이 오페라는 1막에서는 현실을, 2막에서는 극단의 연극을 통하여 오페라안에서 또 다른 연극을 보게 됩니다.

현실속에서 카니오는 아내인 네다에게 다른 연인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서글퍼합니다. 이 때 카니오가 부르는 아리아가 유명한 ‘의상을 입어라’입니다. 자신의 비참한 처지에도 불구하고 연극속에서 웃어야만 하는 아이러니를 노래합니다. 2막안에서의 광대의 연극은 현실과 너무나도 유사한 내용으로 전개하다가 카니오는 연극에서 벗어나와 아내의 불륜을 다그치고 급기야 그녀를 죽이고 맙니다. 그리고 마침내 아내의 연인이었던 실비오도 살해하게 되지요. 카니오는 “연극은 끝났다”라고 외치자 오페라의 막은 내려갑니다.
평범한 서민들이 주인공이었던 베리스모 오페라는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불륜과 질투를 지극히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오페라에 비하여 결말도 아주 빠르게 진행되어 공연시간도 아주 짧습니다. 그 당시 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베리스모 오페라는 급속도로 번져 나갔고 오늘날에도 자주 연주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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