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349일 만에 이명박 보석 허가

‘주거지 자택 제한’ 조건부 석방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78)이 돌연사 위험까지 호소한 바 있어 6일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으로 풀려났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열리는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속행 공판에서 이 전 대통령이 청구한 보석을 조건부로 허가한다고 밝혔다. 뇌물·횡령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항소심에서 보석으로 풀려났으나 다만 석방 후 주거지를 자택으로 제한하고, 접견·통신 대상도 제한하는 등 조건을 달았다. 결국, 349일 만에 조건부 보석 석방됐으나 “자택구금 수준”인 것이다. 이로써 그간 공전하던 항소심 재판도 새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가 보석을 허용함과 동시에 그간 출석하지 않은 증인들을 구인하기 위한 구속영장도 발부하는 방안을 거론함에 따라, 재판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29일 항소심 재판부에 보석을 요청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가 이 전 대통령의 보석 청구를 받아들인 데에는 4월8일 구속 기한까지 1달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 가장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변호인은 ▲ 법원 인사로 항소심 재판부가 새로 구성됨에 따라 구속 기한 내에 충분한 심리가 이뤄지기 어려운 만큼 방어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점과 ▲ 고령인 이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도 고려해서 보석을 허가해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변호인은 이 전 대통령이 당뇨 외에 수면무호흡증, 기관지확장증, 식도염·위염, 탈모·피부염 등 9가지 병명을 진단받았다고 주장했다.
보증금 10억원…국민 여론도 나빠
또한 변호인 측은 “전문가들은 피고인과 같은 중증의 수면무호흡증에 대해 심각하게 판단하고 있고 돌연사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며 건강상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보석을 반대하는 검찰 측은 ▲ 재판부 변경으로 인한 심리지연은 보석 허가 사유가 될 수 없고 ▲ 건강상태 역시 석방돼 치료받아야 할 만큼 위급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결국 재판부는 엄격한 조건을 부가해서 보석허가 결정을 내린 것이다. 또한 10억 원의 보증금을 납입하고, 석방 후 주거는 주소지 한 곳으로만 제한했다. 10억 원의 보증금은 보험증권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보증보험증권 발급 수수료만 내면 된다. 그 수수료 1000만 원을 아들인 이시형이 내고 증권을 발급받았다고 한다. 변호인은 제한되는 주거지에 서울대학병원을 포함시켜줄 것을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건강상의 이유로 병보석을 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장은 “법원의 허가 없이는 자택에서 한 발짝도 나갈 수 없고, 변호인과 직계 혈족 외에는 접견·통신도 할 수 없으므로 자택에 구금된 것과 같은 상태가 된다”면서 이 전 대통령 측에 그러한 조건을 받아들일지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변호인과 상의한 후 이러한 조건을 받아들이면서 보석으로 석방된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의 석방에 대해 국민여론이 호의적이지 않다. 증인 등의 계속된 불출석으로 항소심 재판이 지연될 경우 보석을 결정한 항소심 재판부가 상당한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따라서 재판부와 검찰, 그리고 변호인이 적극적으로 노력해서 신속하게 항소심 재판을 마무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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